[앵커멘트]
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발생 23시간만인 29일 낮 1시쯤 주불이 잡혔습니다.
이번 불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, 산불이 도심 인근까지 위협하며 긴박했던 순간을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.
이동욱 기자의 보돕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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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8일 오후 북구 노곡동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습니다.
불길이 조야동을 거쳐 서변동 인근까지 가는데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.
다급한 마음에 집 주변으로 물도 뿌리고 경찰은 마을 곳곳을 돌며 대피를 도왔습니다.
대피소에 모인 주민들은 놀란 가슴에 뜬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.
[이병일 / 대구 북구 서변동 : 문자가 계속 들어와서 이쪽으로 전부 오라고 그래서 왔어요. 식구가 세 명 밖에 없으니까 안식구도 더군다나 아프고 해서 바로 왔어요.]
밤새 번진 불길은 29일 오전에서야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습니다.
야간 진화가 가능한 수리온 헬기 두 대와 1천 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해 불길이 민가로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.
특히, 수리온헬기 2대가 동시에 야간 진화작업에 투입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.
[임하수 / 남부지방산림청장 : 야간에 헬기를 투입하는 것은 안전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물론 산불 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됩니다. 그래서 지금까지는 좀 신중했지만 이번 산불은 도시형 산불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비 중에 수리온 헬기가 야간 산불 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습니다.]
이번 산불의 원인을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입니다.
발화 지점이 산 중턱으로 인적이 드물고 CCTV도 없어 입산자를 특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.
[김정기 / 대구시장 권항대행 : 여기가 주택 지역이 많고 해서 또 우회하는 등산로도 많고 해서 자세한 조사는 해봐야 되겠습니다만 그런 루트를 통해서 아마 올라가신 것 같고...]
다만, 자연 발화 가능성이 매우 낮은 만큼 등산객 실화에 무게를 두고 발화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입니다.
한편, 대구시는 잔불로 인해 불씨가 살아날 수 있는 만큼 공무원 인력을 총동원해 24시간 잔불 진화와 예찰 감시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.